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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D0219APR

토요일 저녁 숨바꼭질을 했다.

나랑 남편이 숨기로 했다.

 

남편은 침대 위 이불 속에 숨고

나는 완전히 티나게 안방 화장대 앞 바닥에 그냥 쪼그리고 앉았다.

거실에는 불이 켜져 있고

방안에 불이 꺼져 있긴 했다.

 

애는 남편을 쫓아가서 찾아낸 다음에 엄청나게 좋아했다.

그리고 나는 찾지를 못하고 울려고 폼을 잡기 시작.

 

남편이 애 손을 잡고 검지 손가락을 뻗은 다음

팔을 쭉 뻗고

"아가, 저 쪽에서 부터 훑어보자. 찌잉~~"

하면서 방을 180도 스캔 하였다.

그러다가 나를 발견하고 거기에 손가락 고정.

애가 엄청나게 좋아하며 쫓아 왔다.

 

그 다음에는 작은 방 문 뒤에 숨었고

그 다음 번에는 서재방 문 뒤에 숨었다.

 

 

월요일 밤

 

보통은 나랑 애가 숨고 애 아빠가 찾아야 하는데

애가 나를 보고 숨으라는 것이었다.

 

나는 드디어 아이와 내가 한조가 되는 것이 끝났구나 하고 기뻤다.

난 이불 밑에 숨었다.

그러자 애가 침대 위에 서서 "지잉" 하며

나를 스캔.

 

나랑 남편이랑 침대 위에서 굴러댕기면서 웃었다.

나랑 남편은 이틀 만에 완전히 까먹고 있었는데

애는 그게 재미있었던 모양.

빵 터져서 한참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