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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가사 바꿔가며 부르는 노래들.
아기우슈이가 거실에 앉아 울고 이써요
엄마아 엄마아 엉덩이가 차가워.
(이건 남편과 내가 주말에 못 일어 나서 비몽사몽 하던 날
내가 거실에 나가 보니 애가 계속 울고 있었음.
아빠한테 안간다고 아침부터 잠투정에 난리여서
정신 차리고 나가서 이 노래를 개사해서 불렀더니
한번만에 익혔다. 그 후론 맨날 이렇게 부름)
(사이 좋게 지내자 새끼손가락 고리 걸어서 꼭꼭 약속해 노래.)
엄마 안아줘 엄마 안아줘 엄마 안아 주세요
엄마 안아줘 엄마 안아줘 엄마 안아줘
동동 동대문을 안열어 남남 남대문을 안열어
12시가 되며는 문을 안열어
애를 끌어 안고 잠이 들었다.
날씨가 추워서 내 이불을 막 덮어 줬는데
자던 애가 팔을 휘저으며 이불을 마구 끌어내려서 머리를 쓸어보니
땀이 촉촉. 참 대단한 땀쟁이 딸내미다.
날씨가 갑자기 이렇게나 썰렁한데...
에어컨 끄자 보일러 떼야할 판.
요즘 우리집은 애건 어른이건 할 것 없이
전부 같이 자고 같이 일어난다.
아침엔 내가 조금 먼저 일어나서 씻고
남편이 일어나고, 애도 그제서야 따라서 깬다.
같이 보내고 놀고 하는 시간이 확 줄어버린 것 같기도 하다.
애는 어떻게 생각하려나...
나만 생각해 보면
보통은 애 자면 어떻게든 밤에 놀았는데
못 본 무도 재방송 볼 시간도,
주아돌 항 돈이 다시 나온 편도 볼 시간이 없다.
책 한 줄 읽을 짬도 가계부 쓸 틈도 없다.
애가 깨 있을 때 다 해야 한다는 뜻인가?
하긴. 애를 어린이집 안 보내면 애 있을 때 당연히 다 하겠지...
낮잠도 적게 자기 시작.
며칠째 해가 없으니 세로토 닌이 생성 되지를 않는다.
아직은 여름 끝물이라 괜찮지만 곧 안 괜찮아 질 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젠 좀 인간 관계 운이 다시 돌아온 건지
아님 진짜 육아가 좀 수월해지다 보니 내게 쏟을 에너지가 생겨서 인지
연구실 애들이랑도 완전히 여자애들 무리 지어 노는 것처럼 엄청나게 같이 잘 놀고
동네 애 엄마 친구도 있고
멀리 살지만 친한 친구도 주기적으로 만나고 있고
살만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