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D0104NOV
1.
애가 목욜 아침에 엉엉 우는데
씻고 나와서
"잘 기다렸네" 하고 토닥이며 말을 건냈더니
"울었잖아!" 하고 화를 냈다.
하긴 못기다렸지. 뭘 잘 기다려.
그냥 인사치례였단다.
2.
"까투리" 라고 말해서
"니가 아는 까투리가 내가 아는 까투리냐" 하고 의아해 했는데
진짜로 "까투리" 였다.
어제 티비에서 유툽을 실행시키자
귀신이 씌인 듯한 유툽이 까투리 만화를 보여주었다.
이런 게 또 있었구나.
3.
탕수육 소스가 너무 맛있는지
숟가락으로 계속 퍼 먹는다.
화, 수 저녁 먹을 때 숟가락으로 퍼 먹고
나는 그게 웃겨서 계속 웃었다.
4.
선물을 사 놓았는데 아직 안와서
나도 마구 기대 중이다.
번dog걸 옷을 질렀다.
두 개나. (내복 1, 원피스 1)
남편은 고개를 저었지만
애가 엄청 좋아할 생각을 하니 엄청 기대된다.
이러니 엄마들이 애들한테 온통 엘sa니 누구니
애들 좋아하는 캐릭터 옷을 사주는 모양이다.
5.
분류? 같은 것이 가능해 진 것 같다.
친구 00, 00, 아빠는 머리가 짧고
자기, 엄마, 샤인 브러시는 머리가 길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좀 신기.
같은 점을 찾는다.
6.
애를 재우면
내 얼굴을 애 방향으로 돌려 놓고
"엄마 우슈이 보세요" 하고 말한다.
자기만 보라고 하고 내가 편하게 바로 눕거나 돌아 눕거나
절대로 못하게 한다.
한 자세로 계속 있으면 힘들어서 좀 뒤척이면 절대로 안된단다.
내 양 팔을 다 당겨가서
자기를 안아 달라고 한다.
"엄마!" 하고 부르기에 "응?" 했더니
"아니 아니 우리 애기 해야지." 하고 시킨 후
"엄마!" 하고 불러서 "우리 애기!" 했더니
"한 번 더!" 하고 자신있게 말했다.
웃겨서 막 웃으며 남편에게 들었냐 하니
남편은 구석에서 등 돌리고 핸폰 보고 있어서 못들었단다.
아 남편 부럽다.
엄마! 우리 애기!
엄마! 우리 애기!
백 번 하다가
우리 아기
하면 또 애기 안했다고 혼나고.
애 재우면서
천번의 시중을 드는데
아우 귀찮아 아우 귀찮아
하고 있었다.
"엄마 이불 말아 주세요"
하길래 "아오 귀찮아"
했더니 남편이 내 등 뒤에 숨어서
이불을 마구 말았다.
애가 "아빠가 하지 말고 엄마가 하세요"
하는데 남편이 이불을 내 손에 들려 주면서
"엄마가 한 거야" 그랬다.
그래서 그 이불을 애 한테 넘겨 주니
그 순간 줄줄 다 풀려서
남편이 또 내 뒤에 숨어서 이불을 말았다.
난 웃겨서 엄청 웃었다.
귀찮고 힘들지만
사람 한 명 분량의 사랑을
온 것 채로
고스란히 받고 있는 것이 진짜 신기한 경험이다.
그래서 기쁘고 신기하고 감사하고 귀찮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