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D0107MARZ
드디어 날씨가 풀려 나들이를 갔다.
가는 곳이 겨울 내내 마트나 아울렛,
멀리 가야 백화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우리야 가면 어디든 가겠지만 애 데리고는
추운 바람을 마주 설 마음이 들지 않았다.
토요일에는 비가 왔고
일요일에는 날씨가 개어서 맑았다.
애랑 남편이랑 ㅁㅍ에 놀러갔다.
ㅗㄱ ㅗ
가는 길에 인터넷에서 찾아본 식당에서 밥을 먹고
가는 길에 인터넷으로 찾아본 곳에 갔다.
만약 애가 없었다면
난 틀림없이 그 도시에 유명하다는 곳은 다 갔을 것이고
발로 땅을 밟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걸을 수 있는 곳을 몽땅 걸어보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애가 있으니
우리가 간 곳은 해안가 산책로 아주 조금이 다였다.
애가 정말 먼 거리를 혼자서 걸어 주었다.
어른 걸음으로 15분정도 걸릴 거리를
애, 유모차, 카메라와 같이 천천히 걸어서 이쪽으로 걸어서 저쪽으로.
쨍한 해가 있었고
바람이 살랑 살랑 불었고
겨울 자켓을 입고 있긴 했지만 매우 따뜻했다.
기분이 정말 좋아졌다.
애는 멀리 보이는 놀이터를 가리키며
미끄럼틀을 타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 멀리까지 나들이를 가서
놀이터에 가서 미끄럼틀을 탔다.
이 놀이터는 집앞에도, 어린이집 앞에도 있잖아.
도대체 왜 여기까지 와서 미끄럼틀을 또 타는 거냐. 싶었지만
애가 하고 싶어하니 미끄럼틀을 타러 갔다.
애는 끼아 끼아 하며 너무 좋아서 깡총 깡총 미끄럼틀을 타러 다니고
나는 미끄럼틀이 높아 미끄럼틀 타고 내려온 애를 받아주고
저~~~쪽 끝에 있는 계단에 애를 붙잡아 올려주고
남편은 위에서 또 애가 이리 저리 장애물과 높은 계단을 건너서
미끄럼틀에서 내려가게 해 주었다.
그러고 한참 놀다가 다른 애들도 오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도 들어서
집에 가자 했더니
애가 완전히 삐진 것이다.
애를 놀이터에 데리고 가는 건 좋은데
빠져나올 때는 애가 항상 삐진다.
놀이터에서 데리고 나오는 것은 너무 어렵다.
그렇다고 놀이터에 영원히 있을 수도 없잖아.
저러고 앉았는데 나랑 남편은 웃겨서
나는 카메라로 사진찍고
남편은 휴대폰으로 사진찍고
둘이서 마구 사진 찍어대고
애는 삐져서 저러고 한참을 앉아 있었다.
저러고 빵집 가서 빵 사고 집으로 왔다.
정말 유명한 빵집이라 좁은 가게 안에 빵도 별로 없는데
줄이 너무 너무 길었다.
난 애 데리고 밖에 있고
남편 혼자 줄 서서 빵을 사다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