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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D0228DEC

Pleia 2016. 12. 28. 14:32

1.

남편이 열이 38도가 넘어가서

독감인가 하고 작은 방에 가서 자기로 했다.

작은 방에 널어두었던 빨래를 서재로 옮기고

아기 매트 깔고 요깔고 이불 옮기고 하는데

애가 너무 신이 나 버렸다.

빨래널이를 밀고 가면 내 뒤에서 밀면서 오면 내가 편할 텐데

내 딱 반발짝 앞에서 빨랫줄을 끌고 밀고 간다.

매우 귀엽고 걸리적 거린다.

아기 매트를 옮길 때도 "영차 영차" 하면서 딱 반발짝 앞에서 걸어간다.

남편이 작은 방에 눕고 좀 춥다고 했다.

내가 찜질매트 갖다 줄께 했더니

애가 총알 같이 침대 옆 서랍에 가서 (어디 있는지, 뭘 말하는지 안다!) 

아기에겐 꽤 크고 무거운 찜질매트를 질질 끌고 들고 가서

아빠에게 가져다 주었다. 기특했다.

 

왜 애는 이불만 깔면 좋아하는지

이불보를 갈거나 침대에서 깔개를 까느라 펄럭이거나

물건을 옮기거나 하면 신이나서 내 무릎 조금 위의 높이가 까르르 까르르 난리다.

이러고 10시 40분이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2.

왜 아빠가 방에서 안자고 저기서 자지?

왜 아빠는 나가고 우리는 안에 있지?

 

같이 왜 하고 묻기 시작했다.

왜 풍선이 안 떠오르지?

엑스선 사진을 가리키며 이게 뭐야?

 

앞 두 질문도 열심히

뒤 두 질문도 열심히 대답한다.

애는 "헬륨" 이라고 제대로 발음할 줄 알게 되었다.

 

 

3.

"나쁜 박근혜 두마리!!!!"

4.15와 4.17 주사바늘 자국 비교하느라

뉴스 화면에 얼굴이 두 개 등장하자 하는 말.

웃겨서 킬킬킬킬 웃으면서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고

한 번 더 해보라고 시키고.

이러니 애는 '엄마가 좋아하는 구나' 하고 알고

또 하고 또 하지.. -_-;

내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