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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D0121NOV17
Pleia
2017. 11. 21. 12:04
남편은 일찍 나가고
나는 내지락 거리는 딸내미를 재촉해서 어린이집으로 걸어가던 길이었다.
아침 시간은 한 없이 늦어졌고 출근도 따라서 늦어진다.
마음은 급하지만 애한테 뭐라고 할 수도 없고
빨리 가자. 니가 걸어라. 이런 말만 하면서 가고 있다.
은행나무는 통째로 노랗게 변했고
메타세콰이어를 비롯, 온갖 나뭇잎이 예쁜 색 단풍잎을 달고 있어 걸어가노라면 기분이 좋다.
애는 머리에 리본 달린 핑크색 머리핀을 제일 큰 것으로 골라 세 개나 꽂았고
반짝이는 레이스가 달린 드레스를 입고
아기가 "드레스 잠바" 라며 기쁘게 고른
핑크색에 꽃분홍색으로 장미가 수 놓아진 드레스 모양의 잠바를 입었다.
애 손이 시릴까 내 손이랑 꼭 잡고 걸으면
즐거운 마음 반, 급한 마음 반.
애가 갑자기 길에서 선다.
그러고 무릎을 조금 구부리더니
"뿡"
큰 소리가 나는 방구를 껴 놓고 하하하 웃는다.
기가 차서 빵 터져버렸다. 나도 길에 서서 으하하하 웃었다.
공주 옷을 입고 공주 머리를 하고 뭐 하는 짓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