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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D0127MAR18

Pleia 2018. 3. 27. 11:14

1.

애가 자려고 자리에 누워서 (3/24)

왜 이렇게 어두워? 햇님이 집에 갔어? 햇님은 집이 우주야?

왜 집이 우주야? (내 대답: 우주가 집이란 뜻이야. 집우 집주 ㅋㅋㅋ)

이런 말을 하고 있었다.

예전에 다른 집 똑똑이가 두 돌쯤 "태양!" 하는 걸 보고 내가 감탄에 감탄을 한 적이 있는데

남편이 그 생각이 갑자기 났는지 애한테

"태양 해봐! 태양 해봐!" 그랬다.

애는 아빠가 뜬금 없는 단어를 말하라고 시키니까 별로 하기가 싫은지 입을 꾹 다물고

못 들은 척 하고 있었다.

남편이 "그거 엄마가 좋아하는 말이야. 태양." 이렇게 말한 다음

둘은 물과 우유를 먹으러 갔다. 

그리고 애가 침대에 들어오면서 부터

"태양 태양 태양 태양 태양 째양 째앙 째양"

하며 다양한 태양 발음 variation으로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엄마가 좋아한다니 또 최선을 다해서 백 번 쯤 하는 것이다.

그러니 난 또 좋고 짠하고 예쁘고

애가 내게 애교를 부리고 사랑을 쏟아주고

그러면 이상하게 짠한 마음도 생긴다. 도대체 엄마가 뭐라고 이렇게 마음을 써 주는 건가.

안고 재우고 아이의 마음에 감사한다.

 

2. 지난 주말 정도부터 애가 말이 또 확 늘었다는 느낌이 있다.

쓰는 문장과 표현이 늘었고 꽤 정확하게 쓴다.

어제는 아이스크림을 후식이라고 주니

"전에는 아이스크림이 이렇게 맛있는줄 몰랐는데 이제 보니 너무 맛있어."

하고 말했다. 아이스크림이 맛있는 걸 모르긴 뭘 몰라 ㅋㅋㅋㅋㅋ

저 구문을 계속 써먹는다. 난 웃기다. "예전" "이제보니" 이런 문장이 웃기다.

 

유치원에 데리러 갔더니 (3/26)

애가 내 손을 잡고 이야기를 종알종알 하기 시작했다.

말은 잘해도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 같은 것을

내가 던지는 질문 없이 처음부터 시작해서 이야기 하는 건

그동안 정말 못했다.

네 돌이 지나고 나니 갑자기 그걸 할 줄 안다.

어제 처음으로 그렇게 했다.

내 손을 잡고 교실에서 빠져나와서

"교실에서 있던 친구는 내 친구 아니야. 아까 교실 밖에서 만난 친구는 내 친구야."

(그래 놓고 이름은 모른다고 했다. 아까 알았는데 지금은 모르겠어.)

"0000반 (아기 반) 이름표가 여기 있네." 하며 다른 곳에 있던 이름표를 제자리로 돌려 놓았다.

(이름표 글자를 읽을 줄 아나?)

"이 신발장은 선생님들 신발장이야." (내 손을 잡고 어느 신발장 까지 데려가서.)

"영어 선생님 이 두 명 왔어. 한 명은 외국 사람이고 한 명은 한국 사람인데 외국 사람이야.

노래를 불렀어. 원핑거원핑거왓댇두댓민따따따따따따따따따따 " (이거 한참)

"아까 모래 놀이 했어."

"그네를 혼자 탈 줄 알게 되었어. 그네를 민 다음에 올라가면 돼. 보여주까?"

 

3.

유치원에 안 울고 가기 10번을 채워서 지난 주 금요일에 내가 사 두었던

아기 장난감을 선물로 주었다.

애 장난감에 카드가 23장 들어 있고 글자를 읽지 못하면 게임을 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한 4번 반 정도 옆에서 카드를 읽어 줬더니 23장 카드를 다 구분한다.

하여간 똑똑이다.

 

3.27 아침에는 엄마 보고 싶을 꺼야 찡찡대긴 했지만

그 전날 밤에 안 운다고 다짐도 하고 아침에도 좀 기분 좋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