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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딸이 안 매운 국수를 달라고 했다.

우동 봉지를 꺼내서 "이거?" 하니

"아니 아니 이건 너무 뜨거울껄. 안 뜨거운 국수" 라고 말했다.

뭐지? 하고 두뇌 풀 가동 후

"아아아아 메밀국수?" 하면서

냉동실에 넣어둔 메밀국수 봉지를 꺼내었다.

너무 신이 난 듯.

"매미ㄹ국수 매미ㄹ국수"

하고 몇 번이나 따라했다.

국물을 만들어서 아기 자리에 놓아 주었더니

안아 올려 달라더니 아기 의자에 앉아서

찻숟가락으로 국물을 계속 퍼 먹는다.

 

나도 마음이 급해져서

가스렌지에 올렸던 물을 커피포트에 넣고 물을 끓였다.

그리고 끓은 물을 냄비에 다시 부었다.

그러고 국수 삶는 시간 5분을 맞춰 놓고

"아직 한참 기다려야 해. 엄마랑 그 사이에 놀까?" 했더니

 

"웅슈이 국수 먹느라 너무 바빠.

이것만 딱 먹고 놀아주께 알았지?

이거 한 번만 딱 먹고 놀아주께.

잘 기다릴 수 있지?"

 

하는데 웃겨서

알았어 알았어. 하고 소파에 앉아서

국수 삶아질 때까지 기다렸다.

 

국수 다 삶은 것 물에 헹구고

얼음 통을 가지고 가서 애한테 넣으라고 말했다.

애가 얼음 두 개를 메밀국수에 넣고 국수 완성.

맛나게 냠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