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저녁.
어린이집 누구네 아빠가
애가 벌써 다섯살 인데도 참 어려 보이더라 하는 이야기를 했다.
남편이 웃으며 "너 몇살이니? 하고 물어보지 그랬어."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차 뒷자리에 앉았던 애가 "셰샬!" 그랬다.
작년 연말에 두살을 가르쳐 보겠다고 12월 20일 이후 열흘간 집중적으로 해보다가
도저히 안되길래 포기하고 그 후에 두달간은 말을 꺼낸 적도 없는데
저 말을 알고 있었다.
완전 웃겨서 한참을 웃다가
"넌 몇살이니?"
"셰샬~"
"엄마는 서른 일곱살이야."
"아니대에에~ 셰샬인데~"
해서 또 빵 터져서 한참을 웃었다.
3월 3일 밤.
자려고 누워서 늘 그렇듯이
나는 니꺼 너는 내꺼 이야기를 계속 하다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 보다가
내가 일련의 질문을 했다.
"엄마는 유츄이꺼야?" "응"
"아빠는 유츄이꺼야?" "아니"
"유츄이는 아빠꺼야?" "아니"
"엄마는 아빠꺼야?" "아니"
"유츄이는 엄마꺼야?" "응"
"아빠는 엄마꺼야?" "아니"
이 복잡한 삼각형을 하나도 안 헷갈리고
분명하게 관계를 인식하고 있다.
난 이 질문을 끝내고 빵 터졌고
남편은 귀엽고 신선하게 상처받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