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ESD0209DEC

1.
지난 주 이번 주 지하 주차장이 공사중이어서
차를 아파트 근처에 세우고 있다.
어제 저녁에는 내부 도로에 세웠다.
애를 내리는데 차가 지나다닐 수 있는 길 쪽으로 내리게 되었다.
내가 몸을 숙이고 애를 꺼내고
애를 길에 딱 내려놓고 애가 한발짝 내딛으려고 하는 순간
차가 엄청난 속도로 지나갔다.

정말 타이밍이 안맞아서 내가 1초만 애를 먼저 내렸으면
애가 차에 치어서 죽었을 것 같다.
(이건 내 공포가 더해져 도저히 제대로 생각할 수가 없다.)

좀 더 주의하고 좀 더 살폈어야 했는데
너무 아찔하고 놀라고 화가 났다.
도대체 애들이 어디서든 뛰어 나올 수 있는 아파트 내부도로에
그런 속도로 들어오다니 미친 거 아냐?

애가 듣던 말던 마구 쌍욕을 했다.
쫓아가서 화를 낼까 고민하다가
그 짓까지 하고 나면 이미 망가진 내 멘탈이 감당이 안될 것 같아서 관두었다.

애가 내게 예쁜 목소리로 "엄마, 잘 살펴보고 조심하께요" 하고 말해서
"엄마도 앞으로 더 열심히 볼께요. 미안해" 하고 말했다.



2.
어젯 밤.

- 같은 책 (어린이집 매월 교재) 세 권을 혼자 차지하고 친구에게 안 주겠다고 했다.
내가 한 권 더 찾아서 친구에게 줬더니 책을 다 던져버렸다.
혼을 냈더니 떼를 썼고 방에 들어가서 울고 나오라고 했더니 삼십 분을 울었다.
"다 울고 나와" 하고 말하니 나한테 "엄마 말 하지마!" 그랬다.
친구는 가고.

애는 울면서 방에서 나와서 흑 흑 하고 있었다.
"엄마 다 울었어요" 하면서.

우유를 데워서 주고 "목 아플까봐 걱정되니 먹어" 하고 말하니
우유를 먹고 안아 달라고 했다.
똑같은 책을 전부 다 가지려고 하고 책 다 던져버리고 나쁘다고 말해 주었다.
그러지 말라고. 30분씩 울면 내가 속상하니 엄마 미안해 하라고 하니
내 팔을 만지며 "엄마 미안해" 그랬다.
그러고 엄지와 검지를 겹쳐 "쪼끔만" 제스쳐를 하며
"엄마 쪼끔만 울어도 안아 주세요." 그런다.
그럴까. 어쩔까 보자. 라고 말하고 안아주고 토닥토닥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