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애 어린이집 앞에서 30분쯤 놀았다.
이쪽도 갔다가 저쪽도 갔다가
놀이터도 갔다가 운동 기구에도 기어 올라 갔다가
친구 찾으러도 가 봤다가
친구도 기다려 봤다가
애는 계속 집에 안간다고 하는데
마지막에는 붙잡아서 번쩍 들어 차에 태워서야
겨우 집에 올 수 있었다.
놀이터에 누가 버린듯한 씽씽이가 오래 전부터 쓰러져 있었는데
애가 갑자기 거기에 관심을 보이며 타고 싶어했다.
애를 태워주고 타는 법 가르쳐 주고
집에 오니 애 생일 선물로 시킨 씽씽이가 와 있었다.
원래는 생일날에 "선물이야" 하고 줄 생각이었는데
애가 너무 신이 나 뜯어달라고 난리여서
상자 뜯어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른 다음에
"생일 선물이야" 하고 선물로 주었다.
상품 설명에 실내에서 탈 수 있을만큼
조용하다고 되어 있더니 정말 조용했다.
29000 원 짜리 그냥 장난감을 사자 하며
핸들도 안돌아가고
작은 녀석으로 골라서 샀는데
의외로 너무 단단하고 괜찮아서 감탄하는 중이다.
남편 일하는 건물이
작년 말에 이사를 했다.
어린이집에서 태워서 집에 가는 길에
남편이 예전에 일하던 건물을 가리키며
"아빠 옛날에 보고 싶어" 그랬다.
아빠 옛날에 거기서 일했다는 거냐 아빠가 보고 싶다는 거냐
그 건물이 보고 싶다는 거냐.
애가 킥보드 타는 걸 영상으로 찍었더니
"예뻐 보고 싶어" 그랬다.
보여 줬더니 좀 보다가
"이제 그만 보자" 했다.
도대체 애가 말을 왜케 잘함. ㅋㅋㅋㅋ
"이제" "그만" "보자" 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예전보다 대단한 점.
월욜 저녁에는 토끼인형을 안고 커피집에 갔다.
애를 차에서 안아 내리자
애가 안고 있던 토끼인형에게
"토끼 거여 가래?" 하고 물었다.
내가 차에서 애를 내려서 안아 들고
"걸어 갈래? 하고 종종 묻는데
애도 그대로 따라한다.
밤에 잘 때 늘 이불 뒤집어 쓰고 꼭꼭 놀이 하자고 한다.
그럴 때마다 일부러 야광되는 팔찌를 끼워 주며
"엄마가 선물로 줬지. 팔찌 선물이야"
이러면서 팔찌를 끼워 줬더니
자러 들어갈 때가 되면 팔찌를 찾는다.
어제는 자기 전에 팔찌 가지고 놀다가
침대 뒤로 떨어 뜨렸다.
팔찌 달라고 하는 걸 내일 아침에 밝아지면 찾자 하고 재웠더니
오늘 아침에 눈 뜨자마자 팔찌 달라고 했다.
난 정신도 들기 전이었는데..
밤과 아침이 연속이냐. 까먹지도 않는다.
아침에는 제초제가 뿌려져 있어서
뛰어 다니지 못해서 마음이 엄청 상해했다.
가는 길에 과자를 하나 사서 어린이집에 보냈다.
애랑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남편이 힘들어 한다.
아무래도 남편을 따로 출근 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내가 있는 곳은 식당밥이 정말 맛있다.
외부 식당 별로 갈 필요가 없이
그냥 식당밥 먹어도 정말 맛있다.
여기서 계속 먹는 사람은 불평도 하는 모양인데
난 지금껏 살아온 그 어디의 식당 보다도 여기가 맛있다.
그 중에서도 맛있다는 식당 밥 맨날 먹다가
식권이 떨어져 어제는 다른 곳을 갔는데
흑미 밥,
큼지막한 두부 구이 세 개와 양념간장,
양념통닭으로 양념한 동그랑땡 일곱 개,
엄청 맛있게 양배추, 콩나물과 함께 무친 쫄면,
조기 조림, 야구르트, 김치,
순두부 김치 국 크게 한 사발
이렇게 나왔다.
뭐 두부구이에 국만 줘도 식당 밥이 이렇지 뭐 할텐데
전부 다 간이 딱 맞아서 너무 맛있다.
배식도 내가 담는 거라
조기 조림 같은 경우는 먹고 싶으면 조기 열 마리 퍼 담아도 된다.
양이 많으니 한마리만 가져다 먹었다.
애기들 건강 검진 표 받아 와서 작성해 보는데
울 애기는 내일이 24개월.
24-26개월 용 문진 표인데
대근육 발달은 그냥 그렇고
언어나 인지는 전부 다 좋은 편.
역시 내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