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내미의 이불 사랑은 흔들린 적이 없다.
하지만 좋아하는 인형은 계속 바뀐다.
토끼, 해리, 번개맨, 강아지, 고라파덕을 거쳐
요즘은 한동안 피카츄를 예뻐하는 중이다.
어린이집에 데려 갔다가 가방에 선생님이 달아 주셨다면서
"저러면 잘 때 가방을 안고 자야 해." 라고 말해서
속으로 웃었다.
자려고 누워서 자기가 누운 자리 옆에 피카츄를 눕히고
"피카츄는 내 딸내미야!" 하고 또록 또록 말하는데
남편이랑 둘 다 터져서 마구 웃었다.
잔다고 내게 이불도 덮어주고
"안추워?" 하고 물어도 보고
뽀뽀도 잔뜩 해주는 예쁜이가 되었다.
나랑 싸우고 나면
"엄마 미안해! 엄마 미안해!" 하고 말하고
지나가다 나랑 부딪쳐서 내가 아파하면
"엄마 미안해! 엄마 미안해! 이제 괜찮아 해야지!" 하고 외치면서
아빠랑 부딪쳐 아빠가 아파하면
"장난 친거야." 하면서 미안해 하지 않는다.
잘 때가 되어 잠투정, 짜증으로 내가 화가 나면
쫓아 다니면서 "엄마 미안해. 엄마 미안해." 하면서
아빠한테는 투정 부려 아빠가 속상해 하면
"아빠 미워 아빠 미워." 하며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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