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이번 추석 때 친척들을 만나 용돈을 잔뜩 받았다.
자려고 누워서 초롱초롱한 눈에 예쁜 목소리로 이야기를 한다.
"엄마, 나 돈 생겼으니까 그걸로 엄마 생일날 구두 사줄께.
편지도 써줄께."
이 말을 하고 있는 아기 얼굴이 너무 이뻐서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 보았다.
너무 예뻐서 눈에 집어 넣었으면 좋겠다.
아기는 엄마 사랑에 푹 빠져 있다.
구두라고 아이템을 특정한 것도 재미있다.
장난감이 아니고 구두를 사주고 싶은 모양이다.
"엄마도 아기 생일 되면 아기가 제일 갖고 싶은 걸로 선물 사주고
편지도 써주고 미역국도 끓여 줄께."
"엄마 고마워"
2.
친구가 친구 딸내미 신던 부츠를 가져다 주었다.
샀는데 편한 신발만 찾느라 신지도 않았다면서.
워커처럼 생긴 갈색 부츠라 안 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와서 내 부츠를 보여 주며
"이것 봐. 이모가 우리 애기 신발을 주셨어.
엄마 부츠랑 같은 모양이야. 엄마는 좀 더 추워지면 부츠 신어야지."
하니까 바로 구두를 신겠다고 했다.
아기는 엄마를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내 빤한 계책에 다 걸려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