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ESD0223APR18

아기가 마트에 가서 군것질꺼리를 가리키며

"엄마! 저거 사줘! 막대기로 (막대기 모양) 사줘!" 하길래

"어이구 부잣집 딸내미~" 하면서 사주었다.

속마음은 애가 뭐 사달라면 너무 기쁘다.

애가 뭔가를 먹고 싶어 하는 것도 좋고

그걸 전에 먹어봤더니 맛있었다는 소리니까 그것도 좋고

그걸 사줄 돈이 있는 것도 좋고

사주면 맛있게 먹는 것도 너무 이쁘다.

내가 가난하던 시절 애를 낳았다면 그런 것 한 개 살 때마다

통장잔고를 떠올리고 가격표를 봤을 텐데

이러고 사는 것이 너무 기쁘다.


마트 근처를 두시간쯤 산책하며 놀았다.

비가 후두두둑 떨어져서 애 손을 잡고 마트 안으로 황급히 피했다.

즐겁다. 아이와 있는 시간이.

자는 아이 머리카락을 쓸어 주고

이불을 덮어주고

이불 덮어주고 1분이 채 안되어 애가 이불을 뻥 차는 것이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