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데리러 유치원에 갔더니
친구가 먼저 달려나오면서 '--이가 삐져서 저한테 이렇게 했어요" 하고 일렀다.
뭔 일이 있구나 싶어서 반에 가서 애를 만났더니
애가 기운이 없는데 내게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잘 지냈어?" 물으니 기운 없이 "응" 그랬다.
반에서 데리고 나와서 안아 주면서
오늘 괜찮았어? 물으니 괜찮았다고 했다.
근데 저 멀리서 친구가 뛰어 가는 걸 보더니
울음을 참으면서
"00이가 저번에는 그렇게 신이 나서 우리집에 놀러 와 놓고서는
오늘은 == 집에 간다고 신이 나서 가버렸어."
하고 말했다. 속 상해서 얼굴을 이불에 파묻고 있다가
내가 괜찮아 괜찮아 하니까
아주 동그랗고 작은 눈물방울을 얼굴에 달고 울었다.
'저번에 신이 나서 우리집에 왔다' 하는 표현도 대단해 보였고
감정의 형태도 애가 자라긴 자랐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친구가 다른 친구 집에 놀러간 게 엄청 속상할 일이고
그거에 속이 상해 울기까지 하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아직 다섯살인데?)
인간이라 그런거라 짠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