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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D0107APR

거의 오후 세시가 되어서야 다시 일할 기운이 들었다.

화요일 네시간 연강 이후 완전히 기운이 다 빠져서

오후 두시 반에 쵸코파e랑 커피를 쏟아부어 주자

세시에 기운이 돌아왔다.

세시간 동안 초 집중 모드로 목 금 수업 준비를 했지만

다 하지는 못했다.

 

애를 데려 왔다.

"오늘 어린이 집에서 뭐하고 놀았어?"

하니 뭉갠 발음으로

"섀ㅇ 언ㅍㅣㄹ"

하고 말했다.

늘 하던 "파~" 가 아니어서 어리둥절 하다가

조금 있다가 해석에 성공

"색 연 필?" 하고 되묻자

"응" 하고 대답했다.

 

남편은 출장가고 없고

내가 밥을 하는 동안

계란 두 개 까서 포크 쥐어주고

계란 좀 풀라고 시켰다.

두부 굽는 동안은 싱크대에 세워 놓고

물 틀고 놀라고 시키고

토스트기 가지고 놀라고 했다.

가스렌지 쪽은 엄청 뜨거우니 만지지 말라고.

 

애는 밥을 반쯤 먹고 나면

자기 의자에서 기어나와서

내 무릎에 올라가서 폴짝 폴짝 뛰면서 논다.

발로 허벅지를 문때면 아프기 때문에

"아파 아파 으악" 했다가

이걸 그냥 거실로 보내어 버릴까 하다가도

밥을 다 먹이고 싶어서

그냥 안고 으악 으악 하며 밥을 먹인다.

 

애가 날 마주보고 내 무릎에 앉아서

"(옹컁깜모빠따아꿍샴미 머라는겨~) 하지 말고

(아꺄캄뿡깜마쁑 머라는겨~) 하고 놀아"

하고 말하길래

"미미가 그랬어?" 하니

"아니고 엄마가 그랬어." 하고 대답했다.

내가 언제 뭐라고 그랬을까?

 

밥 먹는 동안 어제 같이 본 버캐맨 이야기를 했다.

손을 안씻어서 시커먼 손으로 주물주물 해서

배가 아팠다는 이야기를

손을 쫙 펴고 "나잘난 더잘난이 이케 이케 했어."

손을 주물 주물 하며 "이케 이케 했어"

 

저녁 먹고 나서 놀다가

애가 입에 침을 잔뜩 고은 다음에

나한테 뱉길래

"으악" 하고 내가 도망을 갔다.

난 재미로 도망을 갔는데

애는 겁에 질려서 필사적으로 나를 잡으러 쫓아왔다.

암만봐도 불안정 애착이다. -_-;;;

 

자려고 누워서

내가 애를 안아 주니까

애는 "이불 안아 줄꺼야" 하더니

이불을 끌어안고

"괜찮아 괜찮아. 내가 이불 많이 사랑해요"

해 주었다.

"괜찮아 괜찮아는 왜 하는 거야?" 했더니

이불이 베개에 끼어서 아플까봐 괜찮아 괜찮아 해주는 거라고.

 

 

오늘 아침엔

7시 반에 일어나서

비가 쏟아지는데

8시 20분에 집에서 나와 커피집 들렀다가

애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집에 와서 머리 감고 화장하고 나왔다.

평소보다 거의 한시간 일찍 출근한

애가 짠해서

뽀뽀 백만번 해주고 이쁘다 해주었다.

어린이집 없으면 난 진짜 일도 못할 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