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다녀 와서 밤. 씻고 나서 화장대에서 로션 바르고 있는데 애가 왔다.
"엄마 나 눈물이 났어."
"언제?"
"엄마 없을 때"
뭔가 슬픈 일이 있었나 보다 생각했다.
하지만 좀 있다가 아이의 설명은 달랐다.
"엄마 나 눈에 눈물 넣어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눈이 건조해서 인공 눈물 넣는 걸 보고
그걸 넣어 달라고 하고 싶어서 저렇게 감성적인 멘트를 날린 것이다.
"응 엄마가 좀 있다가 넣어 줄께."
해 놓고 밤에는 다른 거 하느라 넣지 않고 하루가 지나갔다.
26일. 일찍 출근 하려고 일어나서 세수하고 있는데
자던 애가 일어나서 욕실로 왔다.
"엄마 뭐하느라 씻어?"
"응 엄마 일찍 출근해야 해. 좀 더 자지 그랬어."
"우엥 엄마 일찍 출근하지마" X 100
(매우 귀찮다. 나갈 준비 급하게 하는 중에 달래는 것도 귀찮고
아침부터 우엥 대니 시끄럽다.
하지만 애가 날 좋아서 저러는 걸 알고 있으니 또 귀엽다.)
씻고 화장하고 있는데 화장대로 온다.
"엄마 나 눈물이 났어. 눈에 눈물 넣어 준다면서. 왜 안 해줘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공 눈물 챙겨 거실로 나가 애를 소파에 눕혀놓고 눈에 눈물을 넣어 주었다.
귀찮고, 귀엽고, 내가 하는 건 다 따라해 보겠다고 덤비는 것이
귀찮고, 귀엽고, 아기의 사랑이 느껴져서 사랑스럽고, 아침에 바쁜데 저러니 귀찮다.
별 거 아닌 아주 자연스런 보통의 아침풍경.
밥 먹을 때도
천 번 우엥 거리고,
밥을 잘 먹다가
돌아다니다가
식탁 밑에 기어 들어 갔다가
뭔가 하나 부딪혀서 울다가
우엥 했다가
장난 치느라 우헤헤 웃었다가
내 멘탈이 허용하는 범위까지 애를 둥기둥기 하고 있기